열달후에 가이드

난임이어도 괜찮아 (난임에세이)

눈물을 닦아주던 간호사 - 고마워요, 간호사님

시험관 시술 2차 난자 채취하는 날이다. 아침 6시 50분에 일어나 금식(물, 음식 모두)을 하고 병원에 8시 10분경 도착했다. 비가 와서 차가 막힐까 봐 걱정했는데, 예상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다. 1등으로 수액을 맞고 1등으로 난자 채취실에 들어갔다. 난자 채취 시작, 마음을 굳세게 먹자!

소독하고 "진통제 들어갑니다."는 간호사분의 말씀이 들렸다. 진통제가 들어가자 강한 냄새가 나면서 어지러웠다. 링거로 진통제가 들어온 듯하다. 국소 마취를 하고 난자 채취를 했다. 초음파를 이용해 난자를 채취하는데 괜히 서러워 눈물이 났다. 2월, 처음으로 난자 채취를 할 때는 처음이라 당황하고 정신이 없었는데, 두 번째는 여유가 있는지 눈물이 막 흘렀다. 옆에 네 분 정도의 간호사분들이 계셨는데, 한 분은 내 손을 잡아주시고 다른 한 분은 휴지로 내 눈물을 닦아주셨다. 손을 잡아주는 것, 눈물을 닦아주는 것, 그것이 얼마나 난임 여성에게 큰 힘이 되는지. 간호사분들께 너무나도 고마웠다.

병실로 돌아와 혈압을 재고 수액을 마저 맞고, 단백질 주사도 맞았다. 프로게스테론 엉덩이 주사도 맞았는데, 근육이 조금 욱신거렸다. 지난번에는 프로게스테론 주사를 안 맞았는데, 이번에는 원장님께서도 도전의식이 생기시나 보다. 이것저것 처방해 주시는 것 같다. 시간이 흐른 뒤, 초음파로 난소 상태를 확인한 후 약을 처방받고 병원을 나왔다.

같이 시험관 시술을 하던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친구가 단백질을 많이 먹고, 이온음료도 많이 마시라고 했다. 남편과 점심때는 낙지전골, 저녁에는 소고기를 먹었다. 이번엔 왠지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 그 기대감에 밥맛이 좋았다. 남편이 이온음료 2리터짜리 두 병을 사 왔다. 이온음료를 마시며 고생한 나를 토닥여줬다.

시험관 시술 과정이 어렵지만,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는 남편, 같은 마음으로 애쓰시는 원장님, 손을 잡아주고 눈물을 닦아주는 간호사님, 날 응원해주는 친구가 있어 힘이 난다. 아직도 간호사분의 온기가 내 몸에 남아있는 듯하다. 나도 어려운 시기를 통과하는 누군가에게 손을 잡아주고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업데이트 날짜: 2021.1.25
· 해당 글은 브런치 작가'햇살샘'의 작품으로 최신 글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확인하세요!
· 원문보기: https://brunch.co.kr/@bsy12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