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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란유도주사? 배란주사?

배란유도주사? 배란주사? 뭐가 다른가요? 

난임클리닉을 방문하는 많은 분들은 배란유도 주사, 혹은 배란주사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두 주사를 혼동하여 얘기하는데, 이 두 주사는 그 목적과 성분이 완전히 다른 주사이기 때문에 오늘은 그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그림의 1번을 보면 작은 점들이 있는데 이것은 여러 개의 초기난포입니다. 자연적으로는 외하수체라는 곳에서 난포자극호르몬(FSH)의 영향을 받아 1개의 난포가 성장합니다. 이것을 ‘우성난포’라고 합니다. 생리가 지나고 며칠 뒤에 초음파로 유독 커져 있는 우성난포를 볼 수 있으며, 대개 초음파에서 10~12mm 이상의 난포가 보이기 시작하면 우성난포가 자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우성난포가 어느정도 성장하면 이번에는 뇌하수체에서 황체형성호르몬 (LH)의 분비가 증가하고, 어느 이상의 농도로 분비되면 난포가 터지면 난자가 나오는 배란이 일어납니다. 그림의 4번에 해당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다낭성난소증후군 등 배란장애가 있는 분들은 이러한 과정이 자연적으로 잘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난포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사가 배란유도 주사이며, 최종적으로 성장한 난포가 터지면서 난자가 나오는 배란을 도와주는 주사가 배란주사입니다.

시험관 시술의 경우 배란장애가 없는 여성이라도 많은 수의 난포가 동시에 자랄 수 있도록 고용량의 배란유도 주사를 사용하게 됩니다. 

아주 간단히 설명하면

난포의 성장을 도와주는 주사가 '배란유도주사'
성장한 난포가 배란될 수 있게 도와주는 주사가 '배란주사'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개 배란주사는 ‘난포 터뜨리는 주사’라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배란유도주사의 종류] 


[배란주사의 종류] 


예전부터 사람의 소변에서 추출한 hCG (Human Chirionic Gonadotropin)라는 물질을 정제하여 만든 배란주사를 써오다가 Merck 회사에서 최초로 유전자 재조합을 이용해 오비드렐(Ovidrel)이라는 배란주사를 만들어 현재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등에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참고로 hCG 호르몬이 바로 임신여부를 확인하는 그 호르몬입니다)

다른 배란주사들이 엉덩이에 근육주사로 맞아야 하는 반면에, 오비드렐은 배의 피하지방에 맞기 때문에 자가로 주사하기 편하지만, 아직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다른 배란주사에 비해서 많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배란유도 주사는 반드시 사용해야 하나요?

다낭성난소 증후군 등 배란이 불규칙하게 이루어지는 여성에서는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배란유도제를 사용하는 것이 임신확률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물론 배란유도제는 먹는 배란유도제인 클로미펜이나 페마라가 있으므로 먹는 약으로 먼저 해 보고, 잘 안 되면 배란유도주사를 사용해도 됩니다. 뇌하수체 기능이 저하된 여성에서는 먹는 배란유도제로는 배란유도가 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배란유도주사를 사용하여야 난포가 자랄 수 있습니다.

생리가 규칙적이고 배란이 주기적으로 잘 이루어진다면 꼭 배란유도 주사를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자연적으로 배란이 잘 되는 여성에서 먹는 배란유도제나 배란유도주사를 사용해도 역시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시험관 시술의 경우에는 자연주기를 제외하고는 여러 개의 난포를 자라게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반드시 고용량의 배란유도 주사를 사용해야 합니다.



배란주사는 반드시 사용해야 하나요?

역시 생리가 규칙적이고 자연적으로 배란유도 및 배란이 되는 여성이라면 굳이 배란주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초음파로 난포의 크기를 측정하고, 소변으로 배란테스트를 시행하여 배란시점을 예측하여 부부관계 날짜를 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여성에서도 매 주기마다 생리일로부터 배란이 되는 시점까지의 기간과 터질 때의 난포의 크기가 제각각입니다. 따라서 예상보다 배란이 늦게 일어난다면 배란을 확인하기 위하여 병원에 자주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배란주사를 사용한다면 우성난포의 크기가 어느 정도 자랐을 때 (대개 18~20mm 정도) 배란주사를 맞게 되는데 이 경우 배란시점이 예측되기 때문에 (대개 주사맞고 36~40시간 정도),
배란이 언제 일어날지 계속 기다리면서 병원에 자주 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도 있습니다. 특정 날짜에만 부부관계가 가능한 주말부부나 출장이 잦은 부부라면 이렇게 배란주사를 쓰는 편이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자연임신 시 배란주사를 맞는다고 임신율이 증가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오히려 자연배란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과 일정 난포크기에서 배란주사를 맞고 임신을 시도하는 방법을 비교했을 때
배란주사를 맞았을 경우에 임신율이 더 낮았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배란유도를 하게 되면 쌍둥이나 세쌍둥이 등 다태임신의 가능성이 증가하나요?

원래 자연적으로는 좌우 난소를 합쳐 1개의 우성 난포만이 성장하게 됩니다. 물론 10%의 확률로 자연적으로도 2개의 난포가 자랄 수 있기 때문에 쌍둥이의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배란된 2개의 난자에 각각 정자가 수정되고 모두 착상이 되면 자연적으로도 이란성 쌍둥이가 가능합니다. 자연적으로 쌍둥이가 생길 확률은 약 1~2% 정도이며, 일란성 쌍둥이의 확률은 0.4%이고 나머지는 이란성 쌍둥이입니다.

하지만 배란유도를 하다 보면 반드시 1개의 난포만이 성장하는 것은 아니고, 종종 2개 이상의 난포가 성장할 수 있는데 이 때 부부관계를 하게 되면 쌍둥이나 세쌍둥이의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연적으로 2개 이상의 난포가 성장할 확률보다 훨씬 그 비율이 높으므로 쌍둥이의 발생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만약, 너무 많은 난포가 자랐을 경우에는 쌍둥이 이상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부부관계를 시도하지 않고 다음 주기에 임신을 시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감수: 이응석 난임 산부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