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게 땡기는데.. 생리할 때 됐나
“평소와 다르지 않은 어느 주말, 오늘따라 그녀는 까칠하고 예민하다. 아무래도 그날이 다가오는 것 같다. 오늘은 조심해야지”
지금 이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의 생리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네요.
갑자기 괜히 짜증이 나고 살짝 변비도 생기면서 급격히 우울해지거나 달달한 커피가 마구 땡긴다면 ‘벌써 할 때가 된건가?’하고 달력을 보게 됩니다.
월경 전 증후군(PMS: premenstrual syndrome)은 보통 생리일을 기준으로 7~10일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서 월경 시작 후 수일 내로 사라지는 신체적, 정신적 증상들을 말합니다. 모든 여성에게 있는 것은 아니에요. 여성의 약 40% 정도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그 중 5~8%는 심각한 월경 전 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유난히 배가 더 고프고 단게 땡겨요 – 폭식, 과식, 단 음식에 대한 갈구
스트레스가 쌓으면 먹는 행동으로 푸는 사람들이 있어요. 월경 전에 찾아온 감정기복을 이기기 위해 평소보다 단 음식, 자극적인 매운 음식들을 유독 찾아서 먹기도 합니다. 하지만 먹고 난 후엔 후회감이 밀려오죠.
먹어도, 먹지 않아도 둘 다 스트레스 상황에 놓인다면 이 시기만큼은 약간의 여유를 부려보는 건 어떨까요? 단, 이 시기에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살이 쉽게 붙는 시기라는 점을 생각하시고 지나치게만 먹지 않으면 될 것 같습니다.
살이 아니고 부은 건가? – 부종
안타깝지만 둘 다 일수 있어요.
단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싶은 만큼 먹었다면 살이 쪘을 것이고, 월경 전에 부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붓기, 부종은 단순히 살찐 것과 달리 몸이 무겁고 찌뿌둥한 느낌으로 뭘 해도 개운하지 않아요. 따라서 몸에 정체된 수분이 흘러갈 수 있도록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짠 음식을 되도록 덜 먹도록 노력해보세요. 아주 작은 노력으로도 가벼운 몸을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스물스물 올라오는 피부트러블
월경 전에는 프로게스테론 농도가 올라가면서 피하지방이 잘 축적되는데요, 이 프로게스테론은 피지 분비도 활발하게 만듭니다. 피부에 윤기가 흐르는 것은 곧 모공에서 세균이 번식할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평소보다 더 꼼꼼한 세안이 필요합니다. 피지 덩어리가 모공을 막으면서 생긴 뾰루지에 세균이 자라면 화농성 여드름으로 발전할 수 있거든요.
이때 무턱대고 짜내면 흉터가 생길 수 있으니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개인 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그냥 다 귀찮고 짜증나 – 심한 감정기복, 우울감
또 우울한 감정이 심해지는 시기가 왔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문제의 반은 해결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우울감이 생리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조금은 심적으로 여유가 생기기도 합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우울한 감정을 그대로 표현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감정을 너무 억누르진 마세요. 뭔가 지금 내 상황이 초조하고 불안해서 폭발해 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나만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합니다.
이런 다양한 PMS는 왜 생기는 걸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원인은 찾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명확한 치료법도 없죠. 운동이나 명상이 도움이 될 수 있고 비타민 B6(피리독신), 마그네슘, 칼슘, 비타민D, 이소플라본, 사프란 등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약물치료도 있긴 합니다. 우선 유럽에서는 이미 널지 사용되고 있는 ‘프리페민’이라는 vitex agnus castus 라는 열매의 추출물로 만들어진 약물이 비호르몬 치료제로 청소년기부터 사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도 차도가 없다면 호르몬 요법을 사용해볼 수 있습니다.
바로 피임약을 사용해보는 것이죠. PMS의 원인은 정확히 알순 없지만 결국 월경, 즉 배란 때문에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배란이 안되게 만드는 피임약을 복용하는 원리입니다.
대부분의 피임약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합성 프로게스테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프로게스테론은 황체 호르몬으로 PMS을 일으키는 호르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스트로겐이 있기 때문에 피임약을 복용하면 증상이 좀 나아지는 것이죠.
간혹 미레나, 카일리나와 같은 루프를 끼면 PMS가 좀 나아지는 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생리통은 줄여줄 수 있지만 오히려 PMS는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전혀 조절이 안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