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가 적다는데 괜찮을까요?
병원에서 양수양이 적다고 들으셨나요? 오늘은 양수가 적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양수는 무엇인가?
양수는 양막 안에 들어있는 액체를 말하며, 아기가 엄마의 자궁 안에 있는 동안 삼켰다가 뱉으면서 호흡 운동에 사용하는 등 여러가지로 아기의 발달에 도움을 줍니다.
-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
- 물의 공급
- 정상적으로 발달하고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
- 폐의 발달에 기여
양수는 10주경에 30cc, 16주경에 200cc, 임신 후기에는 800~1000cc 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이러한 양수는 컵 안에 있는 물처럼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수영장에 있는 물처럼 일정량의 출입이 계속 있습니다.
임신 중반부터 생성되는 양수는 아기의 소변(urine production)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반대로 사라지는 양수의 대부분은 아기가 삼키는 것(swallowing)이 차지합니다. 임신 22-25주 이전에는 태아의 피부를 통해서도 수분의 이동이 있습니다.
즉, 아기의 양수는 “아기가 먹고 싸는 순도 98% 물”입니다.
그리고 양수는 33~34주경까지 양이 늘어나며, 만삭 때까지 점진적으로 줄어듭니다.
아기의 양수가 적다. 양수과소증이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건강을 평가할 때 ‘잘 먹고 잘 싸면 된다’라는 말을 할 때가 종종 있는데, 배 안에 있는 아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먹는 것과 싸는 것 밸런스가 맞아야 적절한 양수양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 먹는 것 > 싸는 것 : 양수과소증 (Oligohydramnios)
- 먹는 것 = 싸는 것 : 정상
- 먹는 것 < 싸는 것 : 양수과다증 (Polyhydramnios)
소변의 생성이 전혀 되지 않는 콩팥 무발생증(Renal agenesis), 소변은 생성되나 소변이 배출되지 않은 요로폐쇄(Urinary tract obstruction) 등이 있으면 ‘싸는 것’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소변량이 감소하는 해부학적 기형, 태아성장제한, 태반 이상, 임신중독증, 산모의 약제 사용(ACE inhibitor, NSAID) 등에 의해서 양수과소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양수양 확인은 태동검사와 더불어 아기의 안녕(wellbeing)을 평가하는데 포함됩니다.
양수양은 어떻게 평가하나요?
양수양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은 염료(dye)를 양수 안에 넣어서 희석시켜서 확인하는 것과 제왕절개로 출산할 때 직접 양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나, 일반적으로 양수는 초음파를 이용하여 측정하게 됩니다. 부피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ml나 cc 등으로 측정하지 않고, 초음파로 양수의 깊이(cm)를 측정하여 양수양을 추정합니다. (초음파에서 양수가 주관적으로(subjectively) 적어 보이는 경우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양수지수(AFI)를 측정하거나 SDP(Single deepest pocket)를 측정하여 양수양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양수의 깊이 하나로 전반적인 양수양을 추정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네 군데를 측정하는 방법이 양수지수(AFI) 측정법이라고 합니다.
이 두가지 방법은 실제로 양수양을 측정하는 것만큼이나 정확합니다.(단, SDP는 한 곳만 측정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부분을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정상 양수양 기준은?
객관적인 양수양 측정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SDP의 경우 2cm 이상 ~8cm 미만
- AFI 의 경우 5 이상 ~ 24 미만
한 연구에 의하면 AFI 가 8 미만인 경우에는 안 좋은 결과(조산, 제왕절개, 태아성장제한)를 보인다고 하였으나, 일반적으로 분만을 일찍 해야 한다거나 태동검사를 자주해야 할 의학적 근거는 명확치 않습니다.
양수가 적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양수과소증의 원인에 따라서 예후는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양수양이 적은 아이에게 전반적으로 기형이 많이 관찰되었으며, 기형이 없더라도 유산, 성장제한, 심박동패턴 이상, 태변흡인 증후군 등의 위험이 높았습니다. 10000명의 산모가 포함된 18개의 연구 메타분석에 의하면 양수과소증 산모의 아기가 힘들어해서(fetal distress) 제왕절개를 하는 위험이 5배 증가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양수양의 감소가 20~22주에 확인된다면 폐 형성부전(pulmonary hypoplasia)를 걱정하게 됩니다.
양수가 적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론적으로 산모가 탈수가 되는 상황에서는 수분이 태아에서 엄마로 먼저 이동하게 되고, 양수에서 태아로 수분이 이동하게 됩니다. 탈수가 되는 상황을 예방하는 노력을 꾀하되 근본적인 치료는 없습니다. 양수과소증이 확인되면 태동검사와 초음파검사를 자주해서 아기의 건강상태를 파악해야 하며, 태아가 힘들어하는 것으로 판단되면 득과 실을 고려하여 조기분만을 유도합니다.
양수가 부족하니까?! 양수를 넣어주면 되지 않을까요?
일반적으로 양수를 주입하는 시술로 얻게 되는 이득보다 침습적(invasive)이어서 생길 수 있는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권유되지 않습니다. 단, 양수가 부족해서 탯줄이 반복적으로 눌러지는 소견이 관찰될 때에는 고려해볼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 나오는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진료를 보신 ‘담당 선생님의 의견’입니다. 담당선생님과 상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수: 추성일 산부인과 전문의 (포해피우먼 홈페이지 https://forhappywom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