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천국으로 인도한다는 무통분만
오늘은 무통분만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한 커뮤니티의 “카더라~” 정보에 의하면 임산부의 80%가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며 출산시의 고통에 대해 걱정한다고 합니다. 의학의 발전은 입에 무언가를 물고 힘을 주던 옛날의 풍습을 사라지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무통분만은 무엇인가요?
분만 시 느끼는 통증을 없애서 통증이 없는 “무통(無痛)”의 상태로 분만하는 것을 말합니다. 무통분만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효과가 없는 산모도 있지만 대부분의 산모는 통증이 없어지거나 줄어들게 됩니다. 의학적으로는 경막외마취이며 하반신의 감각을 마취하는 방법입니다. 감각신경만 마취가 되기 때문에 의식과 운동신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행 과정을 기억하고 힘주기도 가능합니다.
무통분만의 장점
- 산모의 고통을 최소로 줄여드립니다.
- 편안하고 쾌적한 마음으로 출산에 참여하시게 됩니다.
- 진통제의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아이와 산모에게 발생하지 않습니다.
무통분만의 과정
산모는 옆으로 눕게 되고 상의를 위로 올립니다. 바늘을 넣는 부위를 소독을 하고 주변정리를 한 후 국소마취를 시행합니다. 도관을 넣기 위한 바늘을 척추뼈 사이로 집어 넣고 도관을 집어 넣고 고정을 하면 시술이 끝나게 됩니다. 등에 아래 사진과 같은 얇은 관을 고정하게 되는데 이 얇은 관을 통해서 약물이 계속 들어가기 때문에 잡아 당기거나 빠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언제 무통주사를 맞게 되나요?
주사를 통해서 약을 한번만 맞는 것이 아니라, 매우 얇은 빨대와 같은 도관을 경막외공간에 집어넣어서 지속적으로 마취를 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에, 병원과 담당의의 결정에 따라서 시술을 시행하는 시점이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유도분만을 하면서 미리 준비하는 병원도 있고, 자궁경부가 3-4cm 열리면 해주는 곳도 있고, 진통이 규칙적으로 오게 되면 해주는 곳도 있습니다. 통증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경우에는 미리 요청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무통주사를 위해 약물이 투약되면 분만은 1~2시간 정도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기에게는 괜찮은가요?
출산 전까지 40주동안 아기를 위해서 커피도 삼가고 약도 삼가며 참았습니다. 무통분만이 아기에게 어떨지 궁금한 것은 당연합니다.
산모의 혈관을 통해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고 경막외공간에 약물을 주입하기 때문에 거의 혈액으로 흡수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기에게는 약물의 영향은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산모의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아기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산모에게 수액공급을 통해 즉각적인 조치가 이루어지면 아기에게는 무해합니다.
그리고 약물이 분만 직전까지 사용된다고 하더라도, 매우 소량의 약물만 무통분만에 사용되기 때문에 모유로 아이에게 넘어가는 양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만 직후 수유가 가능합니다.
산통을 겪지 않은 산모가 낳은 아기는 공부를 못한다는 근거 없는 이야기도 종종 있는데요, 아이의 발달 및 지적능력, 학업 성취 등은 너무나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절대로 산통의 유무가 원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작용은 없나요?
흔히 발생하는 부작용으로는 저혈압, 두통, 구토, 메스꺼움 등이 있습니다. 두통은 주사바늘이 들어갔던 공간으로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이 흘러나와서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앉으면 덜 아프고 일어서면 아픈 증상이 심해지는 특이소견을 보입니다. 대부분은 72시간내에 괜찮아지지만 14일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두통이 너무 심해서 일어나기 힘들다면 경막외혈액봉합술(Epidural blood patch)라는 시술을 통해 유출부위를 막는 방법도 있습니다.
진통제로도 조절이 안될 정도로 두통이 심하면 병원에 요청을 해보세요.
드물긴 하지만 경련, 신경의 손상이 무통분만을 시행할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신경손상이 있는 경우 마비, 감각소실, 근육의 위약 등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분만시에 힘이 잘 안 들어간다거나, 분만까지의 시간이 늘어나는 등의 부작용도 있습니다.
가장 슬픈 부작용 중에 하나는 진통효과가 없는 것입니다. 10% 정도의 산모에서 효과가 부족하거나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무려 3% 에서는 전혀 효과가 없다고 하니 슬픈 사실입니다.
무통 시술을 받는다고 고생은 고생대로 했는데 천국을 맛보지 못하거나, 반쯤 맛보게 되는 것이죠.
모든 산모는 시술을 받을 수 있나요?
혈액응고에 문제가 있는 산모는 시술을 결정하는데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시술 중 발생한 출혈이 멎지 않는 경우, 발생한 혈액덩어리가 신경을 누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허리손상 등 척추에 이상이 있는 경우, 마취약에 과민반응을 보였던 경우, 주사 맞는 부위에 피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시술자체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
시술이 어려운 산모
- 혈소판이 부족한 산모
- 혈액응고질환을 가지고 있는 산모
- 혈액응고를 방해하는 약물을 투약중인 경우 (헤파린, 아스피린 등)
- 바늘이 들어가는 부위의 피부감염이 있는 경우
무통분만하면 나중에 허리병이??
허리에 큰 바늘을 찌르다 보니 이러한 이야기도 나누는 것 같습니다. 무통분만은 사람에 따라서 하루 이틀 허리가 뻐근할 수도 있으나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바로는 무통분만과 요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모든 시술에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전 몰라요~ 의사선생님들만 믿어요”라고 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드물게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서 두려움이 크거나 나중에 후회를 할 거라고 생각이 된다면 무통분만을 하지 않고 분만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통증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므로 주변에서 무통 분만의 효과를 크게 봤다고 하더라도 나에게도 그만큼의 효과가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경우를 생각하시고, 담당의와 상의하셔서 신중히 결정하시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감수: 추성일 산부인과 전문의 (포해피우먼 홈페이지 https://forhappywom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