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달후에 가이드

출산을 준비해요!

첫째를 제왕절개 했다면 둘째는?

제왕절개를 하게 되면 ‘다음 임신에서도 제왕절개를 해야하는지’ 많이 물어보십니다.

자연분만을 원하는 산모에게 제왕절개는 너무 아쉬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임신은 자연분만을 하고 싶어서 물어보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왕절개 후 자연분만’(VBAC)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왕절개 또 해야 하는 이유?

제왕절개가 아닌 자연분만으로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으면, 수술의 합병증이 생기지 않고 회복이 빠르기 때문에 대부분 자연분만을 시도하게 됩니다.

하지만 옛날부터 제왕절개 이후 다음 임신 때 자연분만을 시도하면 자궁파열(Uterine rupture)의 위험이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고, 이러한 자궁파열은 산모와 아이 모두 위험한 상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제왕절개 후 자연분만은 옛날부터 정책과 연관하여 많은 산부인과 의사들의 관심사였기 때문에 수 많은 연구가 있고, 연구마다 비슷한 결과 혹은 조금씩 상이한 결과를 도출하였습니다.

그 중 제가 진료에 참고하는 2개의 자료를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산부인과학회(ACOG)의 자료와 산과학 교과서의 자료를 일부 가져와서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제왕절개후 자연분만을 시도하게 되면 합병증이 증가하는 것, 특히 자궁파열의 위험이 증가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제왕절개 후 자연분만, 그렇게 위험한 것인가요?

통계자료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다를 수 있습니다.
제왕절개 이후 자연분만을 시도한 “10,000명 중에 70명에서 자궁파열이 발생하니까 너무 위험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반면, “10,000명 중에 70명만 자궁파열이 생기고 대부분 병원에서 감당할 수 있으니 도전할 만해!!”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죠.

절대적인 위험성만 고려하면 그렇게 높은 수치는 아닙니다. 출산만 무사히 한다면 산모와 관련된 합병증은 제왕절개보다 오히려 낮습니다. 수술 후 퇴원도 빠르고 회복 또한 빠릅니다.


첫째는 제왕절개였지만 둘째는 자연분만이 가능할까요?

최근 연구에 의하면 60-80%에서 성공했다고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이건 정말 아무도 모릅니다. 이전 출산 경험, 자궁절개방향, 병원의 수준, 자연 진통 여부, 아기의 체중, 임신 주수, 산모의 나이, 산모의 비만, 쌍둥이 여부, 산모의 질환과 수술경험, 태반의 위치 등에 따라 성공의 여부가 달라집니다. 담당 선생님과 분만 가능성과 위험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아야 합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2-2017년 동안 브이백으로 출산한 아이는 전체 분만 중 0.34~0.54%였습니다. 아주 적은 수만 시도하고 있으며 2018년은 약 0.3%로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산부인과 전문의의 개인적인 의견

만약 아내가 두번째 제왕절개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내의 결정을 따르겠지만 만약 권유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저에게 주어진다면 제왕절개를 권하겠습니다.

제왕절개 후 합병증이 생기면 왜 제왕절개를 선택했을까, 자연분만 후 합병증이 생기면 왜 괜히 자연분만을 시도했을까하고 후회할 것입니다. 산부인과 의사인 저도 ‘아내의 출산’에 대해서는 아무일 없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제왕절개술 이후 자연분만을 하는 것이 절대 금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자연분만을 원하신다면, 브이백(VBAC)으로 유명한 선생님과 상의 후 결정하세요. 자연분만을 시도하다가 문제가 생기는게 걱정되신다면 수술을 고려해보세요.

분명한 것은 저희가 드리는 자료나 정보에는 산모님을 위한 정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모르면 모를수록 담당 선생님과 상의를 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감수: 추성일 산부인과 전문의 (포해피우먼 홈페이지 https://forhappywom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