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성난소증후군, 완치 가능할까?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완치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다만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해 줄 수는 있습니다.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사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암이나 감염증 등과는 달리 치료하지 않고 지낸다 하더라도 생명에 지장을 주거나 하는 질환은 아닙니다. 다만 그로 인해 야기되는 여러 문제점과 불편함을 해결해 준다면 생활하는 데 있어서 좀 편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원인에 따라 어떻게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생리불순, 무월경, 부정출혈의 치료
배란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을 경우 생리불순, 무월경, 부정출혈 등이 예기치 못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무월경이 지속되면 골밀도가 감소할 수 있고 부정출혈이 지속되면 자궁내막암 위험도도 높아지죠.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이라도 항상 배란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언제 배란이 될 지 되지 않을 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문제의 원인은 바로 '배란장애'로 인한 프로게스테론의 분비가 불규칙하게 규칙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므로 이를 해결해 주면 됩니다. 해결책은 크게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체중감량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해 과체중 및 비만의 고위험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체중이 과도하게 증가하게 되면 배란의 확률이 점점 낮아지면서 생리불순 및 무월경의 확률도 더욱 증가합니다.
이 경우 체중을 감량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배란이 될 확률이 증가하면서 생리가 규칙적으로 돌아올 확률도 증가합니다. 다만 너무 급격하게 체중을 감량하게 되면 뇌하수체에서 난포자극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어 오히려 생리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대략 한 달에 2~3kg 정도를 목표로 꾸준히 감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이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단기간에 생리가 정상적으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다른 방법을 쓰는 동안 자연적인 배란의 확률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본인이 스스로 규칙적으로 생리를 할 확률을 높여주는 방법입니다.
또한 우리 나라 여성의 경우에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 하더라도 과체중이나 비만의 확률이 매우 낮은데 (이를 Lean Body PCOS라 합니다.), 이 경우 체중감량이 큰 의미가 없으므로 다른 방법을 써 주는 것이 좋습니다.
2) 배란유도
자연적으로 배란이 되면 생리가 나오게 됩니다. 체중감량 등을 통해 자연적으로 배란이 되어 규칙적으로 생리를 하면 좋겠지만 시간도 오래 걸리고 과체중이나 비만이 아닌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의 경우에는 효과가 없을 수 있으므로, 인위적으로 배란유도를 통해 배란이 되면 생리가 나오게 됩니다. 배란유도 또한 즉각적으로 반응이 나타나는 방법과 장기간에 걸쳐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여 배란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클로미펜, 페마라와 같은 경구 배란유도제나 배란유도 주사는 며칠내에 바로 반응이 나타나 난포가 자라기 때문에 난임환자에서 배란유도를 통한 임신을 시도할 때 쓰는 방법입니다. 다만 체중감량이나 메포민처럼 장기간에 걸쳐 자연배란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 아니고, 1회성으로 배란유도를 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매 주기마다 약 복용이나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임신 목적이 있는 분들이 아니라면 굳이 이 방법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이에 반해 메포민이라는 약은 장기간에 걸쳐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켜 배란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인데 적어도 몇 달에 걸쳐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메포민은 원래 당뇨환자의 치료목적으로 쓰이고 있는 약인데,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공통기전이 있어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에서 배란유도 목적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3) 경구 피임약
임신목적이 있는 분들이 아니라면 가장 많이 쓰이는 약은 바로 경구 피임약입니다. 체중감량이나 배란유도는 결국 배란을 시킴으로써 생리를 하게 하는 방법이지만, 경구 피임약은 오히려 배란을 억제하는 방법이죠.
경구 피임약에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성분과 프로게스토겐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프로게스토겐은 프로게스테론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피임약을 복용하게 되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 성분이 일정하게 공급되다가 휴약기를 가지거나 위약을 복용하는 동안 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의 공급이 끊어지면서 생리가 나오게 됩니다.
즉, 자연배란이나 배란유도처럼 배란을 일으켜 난소에서 프로게스토겐이 분비되다가 끊어지면서 생리를 유도하는 방법이 아니라, 외부에서 피임약을 통해 프로게스토겐을 공급하다가 며칠 중단하면서 생리를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다만, 이미 비만이 심하거나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에는 주의해서 사용하여야 합니다.
피임약을 복용하게 되면, 이렇게 규칙적으로 생리를 유도하여 부정출혈, 생리불순, 무월경을 없앨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리통 조절, 여드름이나 다모증 치료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방법입니다.
물론 비만인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이 피임약을 복용하면서 체중감량을 한다면 자연적으로 배란이 되면서 생리를 하게 될 확률도 증가하여 나중에는 피임약의 도움 없이도 규칙적인 생리가 나올 확률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비만이 심하거나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에는 주의해서 사용해야 하죠.
2. 다모증, 여드름의 치료
다모증이나 여드름은 건강상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용면에서 환자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게 되고, 특히 문제가 나타나는 청소년기~가임기 여성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여러모로 자주 쓰이는 '경구 피임약'
경구피임약 중 4세대 피임약은 안드로겐 작용이 없어 여드름에 효과적인데, 4세대 피임약 중 야즈 (YAZ)는 여드름 치료 목적으로 허가된 피임약입니다. 또한 경구 피임약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다모증의 감소도 있을 수 있는데, 다만 단기간에 감소하는 것은 아니고, 적어도 6~9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어느 정도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경구 피임약 만으로 여드름 치료의 효과가 부족한 경우 로아큐탄 등의 다른 여드름 치료제를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경구 피임약 만으로 다모증의 개선이 충분치 않은 경우, 이뇨제로 쓰이는 Spironolactone이라는 약을 추가적으로 복용하거나 제모 등을 통해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실 다모증 치료 목적으로 경구 피임약을 복용한다기 보다는 경구 피임약 복용 시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효과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3.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확률의 증가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의 경우 당뇨 전단계에 이를 확률이 35%, 40세 이전에 2형 당뇨가 발병할 확률이 10%에 이르는데 이는 일반적인 여성보다 3~7배 정도 높은 수치입니다. 물론 서구에 비해 같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 하더라도 비만의 유병율이 낮은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그 비율이 낮지만,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아닌 여성들에 비해 그 위험도가 높습니다.
따라서,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의 경우 나이가 들어서도 체중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며, 적어도 매년 1회 정도는 정기적으로 혈당, 콜레스테롤, 간수치와 같은 혈액검사 및 혈압측정을 통해 조기에 위험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의 표는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들을 조절하기 위한 여러가지 약들이 각각의 부작용들에 대해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간단하게 정리한 표입니다.
한 가지 약으로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부작용들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진단된 여성이라고 해서 위의 표에 열거된 모든 부작용들이 나타나는 것도 아닙니다.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단하게 정리해볼게요!
이번에는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겟습니다.
감수: 이응석 산부인과 난임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