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달후에 가이드

해보자, 임신

어플에서 나오는 배란일, 믿을만 할까

생리시작일과 종료일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계산되는 다이어리의 배란일은 정확한 걸까?

임신을 준비 중이라면 매우 중요한 정보일 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비교적 정확합니다. 단, 생리주기가 규칙적인 편이라면요.

‘정확하다’라고 단정짓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의 몸 자체가 단순하지는 않아서 매 생리 때마다 1~2일 정도의 차이는 생길 수 있고, 몸의 호르몬 상태에 따라서 주기가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28일 생리주기를 가졌다면 14일째 배란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실제로는 생리 시작일을 기준으로 13~15일 전에 배란을 한다고 합니다.

그럼 임신 가능 기간은 배란일 당일이라고 봐야 할까요?

그보단 더 깁니다. 정자가 나팔관에서 생존해 있는 시간과 난자의 생존시간을 고려했을 때 ‘배란일 이전 5일부터 배란 후 2일까지 가임기, 즉 임신이 가능한 기간으로 보는 것이죠. 미리 정자가 들어와 있다가 소멸되지 전에 배란, 즉 난자가 나오게 되면 만나서 임신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다면?

불규칙하다면 앱에서 제공하는 일반적인 배란일 계산식이 맞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럼 어떻게 배란일을 알고 임신을 준비할 수 있을까요?

1) 기초체온테스트 (BBT)

체온은 알겠는데 기초체온은 뭘까?
기초체온은 기초대사량만 반영한 체온으로 다른 요인에 의한 변화가 적은 편입인데요, 그만큼 측정하기도 좀 까다로운 편입니다. 일정 시간(4시간 이상, 보통 6~8시간)의 수면 이후 잠에서 깬 직후에 측정해야 하며 0.01 ºC 단위까지 정확히 측정되는 구강 체온계를 사용해야 합니다.

병원 혹은 약국에 방문하여 기초체온 측정용 온도계를 구입해,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에 측정하고 매일 기록하시면 됩니다. 생리주기가 심하게 불규칙하신 분들은 기초체온을 매일 측정하시다가, 체온이 평소보다 떨어졌다가 기초체온이 올라가는 게 관찰되면 배란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배란 예정일에 약간 떨어진다고 하지만 0.1~0.3’C밖에 떨어지지 않아요.) 체온이 평소보다 조금 떨어지거나 체온이 꽤 올랐다 싶으면 사랑을 나누시면 됩니다.



또한 1~2달간 측정했을 때, 체온의 변화가 배란일을 주변으로 변화가 크지 않고 아래 그림처럼 1상성(monophasic)으로 계속 저온을 유지하거나 고온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질병이 있을 수도 있으니 산부인과 진료를 보시는 것을 권유 드립니다.




하지만 기초체온의 가장 큰 어려운 점인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난 직후 움직이기 전에 측정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기초체온만을 이용해서 배란을 예측하기한 사실상 힘듭니다. 또한 배란이 된 후에 체온이 오르기 때문에 배란을 규칙적으로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데 좋지만, 실제 부부관계 날짜를 잡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과 병행하면 좋을까요? 바로 소변 내 LH 농도를 측정하는 배란테스트기와 병원에서 볼 수 있는 초음파가 있습니다.


배테기? 배란테스트기!

흔히들 배테기라고 불리는 이 테스트기는 소변으로 배란 유무를 알아보는 검사입니다. 다이*에서도 판매할 만큼 임신테스트기처럼 상용화가 되었는데요, 이것도 임테기와 마찬가지로 한줄인지 두줄인지 색은 어떤 지에 따라 배란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배란 전에 혈중 농도에서 황체 호르몬(Luteinizing hormone, LH)이 먼저 오르게 되는데, 혈액 내 증가된 LH로 인해서 소변으로 배출되는 황체 호르몬도 증가합니다. 배테기는 소변으로 배출된 황체화 호르몬을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이 검사는 반정량검사로 양성·음성뿐만 아니라 양도 추정할 수 있는 검사입니다. 일단 테스트선이 가장 진하게 나온 날이나 그 다음날 배란이 될 확률이 높으므로 그 시기에 사랑을 나누시면 됩니다.


그럼 언제 테스트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배란 예상이 되는 날로부터 5~6일 전이나 생리 예정일의 20일 전부터 두 줄이 나올 때까지 하루 1번씩 같은 시간대에 검사를 시행하면 됩니다. 두줄로 확인되면 2회씩 조금 더 자주 확인해도 되고, 양성이 나오면 그때부터 부부관계를 가져도 됩니다. 하지만 생리주기가 하루 이틀 차이 날 수 있듯이 배란의 Best timing은 그때그때 다를 수 있다는 점만 유의하세요!


또 다른 방법, 초음파

병원 내원이 가능하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초음파가 있습니다. 초음파로 자궁내막의 두께와 난포의 크기를 볼 수 있는데요, 자궁내막의 두께는 임신과 중요한 관계가 있으며 8mm 이상은 되어야 임신의 조건에 적합하다고 판단합니다. 보통 배란 직전의 두께는 10mm 이상이 되고 식물의 잎모양과 같은 모양 (leaf sign)을 띄게 되죠.

하지만 내막 상태와 함께 자궁 난포의 크기를 직접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난포는 월경 시작 이후부터 15~20개 정도가 매일 1.5~2.0mm씩 커지게 됩니다. 우성 난포(Dominant follicle)가 선택되어 자라게 되면 20~22mm의 크기가 되면서 곧 배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됩니다. 이 기준으로 난포 관찰을 통해 배란 일을 추정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난포의 모습이 종종 난소낭종(ovarian cyst)로 유사한 경우도 있고, 난포가 배란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초음파가 100%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감수: 서울보라매병원 추성일 산부인과 전문의 (포해피우먼 홈페이지 https://forhappywom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