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달후에 가이드

난임, 그것이 알고싶다

시험관시술, 난자채취부터 이식까지

잘 키운 난자를 채취해서 정자와 수정을 시키고 수정된 배아를 다시 자궁 안으로 이식하면 하나의 시술 과정이 끝나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난자 채취

배란주사를 맞은 뒤 약 34~40시간이 지나면 배란이 일어나게 됩니다. 배란이 일어나기 직전에 난포의 성숙이 완성되는데, 바로 배란되기 직전의 성숙된 난자를 채취하는 과정을 난자채취라고 합니다.



보통 가장 큰 난포의 크기가 어느 이상이 되면 배란주사를 저녁에 맞고 이틀 후 아침에 난자를 채취하게 되는데요, 긴 바늘이 복강 안으로 들어가서 난포를 직접 찔러 난자를 채취하기 때문에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 대개 수면마취를 하고 시행합니다. 바늘의 길이는 아래 그림을 참조하세요!



배란주사를 맞은 다음 날에는 특별히 맞는 주사는 없고, 밤 12시부터는 다음 날 시술을 위해 물을 포함해서 금식해야 합니다. 금식이 되어 있지 않으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구토를 할 경우 흡인성 폐렴 및 기도폐쇄로 인한 사망의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장의 연동운동이 활발해져 시술 중 난자채취 바늘이 장을 찌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난자채취 당일에는 정자도 채취해야 하기 때문에 남편도 함께 방문하게 되는데요, 정액을 처리한 후 얻어진 정자와 수정시켜 배아를 만들어 냅니다.
보다 좋은 상태의 정자를 얻기 위해 남편분도 난자채취 2~3일 전부터는 금욕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시술 후에는 마취에서 깰 때까지 누워있다가 귀가하게 되며 감염 예방을 위해 며칠 동안 처방받은 항생제를 복용하게 됩니다. 당일부터 일상 생활은 가능하지만 무리하게 운동을 하거나 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시술 당일부터 임신 확인일까지 프로게스테론 질정이나 프로게스테론 주사를 매일 사용하게 됩니다. 만약 임신이라면 임신 8~10주까지 프로게스테론 질정이나 프로게스테론 주사를 사용합니다.



# 배아 이식

채취된 난자는 그 당일에 연구실에서 남편의 정자와 수정을 시킵니다. 남편의 정자상태가 매우 좋지 않을 경우에는 자연적으로 수정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럴 경우에는 난자 세포질내 정자주입술(ICSI)라는 기술을 이용해 남편의 정자를 난자 내에 하나씩 직접 찔러 넣어주는 방법으로 수정을 시킵니다. 이렇게 몸 밖에서 수정을 시키기 때문에 '체외수정' 불리는 것이죠.


배아를 배양해서 이식하기까지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상태를 배아(embryo)라고 하며, 연구실에서 수정된 배아를 키우는 과정은 배양이라고 합니다. 3~6일 정도 지날 때까지 정상적으로 발달된 배아의 일부를 이제 자궁 내로 다시 이식해 줄 차례입니다.

예를 들어 10개의 난자를 채취했다 하더라도 모두 다 수정이 되고 발달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간에 수정이 되지 않는 난자도 있고, 수정이 된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는 배아들도 있습니다.

3일 후에 채취된 10개의 난자 중 6개 정도가 정상적으로 수정되고 발달이 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렇다면 이 6개를 다 한꺼번에 넣어줄까요?

만약 6개의 배아를 넣어줬는데, 6개가 다 착상이 되면 6쌍둥이 임신이 되는 무시무시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1개의 배아를 넣어줄 때보다는 2개의 배아를 넣어줄 때 임신율이 약간 증가하지만, 그렇다고 임신율이 2배로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렇게 많은 배아를 넣는다고 임신율은 크게 증가하지 않기도 하고 간혹 세쌍둥이 이상의 다태임신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각 나라별로 이식할 수 있는 배아의 수를 정부에서 규제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같은 나라는 정부의 지원을 받을 경우 단 1개의 배아만을 넣을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보험으로 체외수정을 할 경우 넣을 수 있는 최대 배아의 개수는 위와 같이 나이에 따라 정해져 있습니다. 이보다 많은 배아를 넣게 되면 보험적용을 받을 수 없는 것이죠.

물론 단 하나의 배아만을 넣는다 하더라도 일란성 쌍둥이의 가능성은 존재하는데 그 확률은 약1/250 (0.4%) 정도입니다.


이렇게 난자채취 한 날로부터 3~6일 후에 배아이식을 하는 것을 '신선 배아이식 (Fresh Embryo Transfer)'이라고 하며 배아이식 당일에는 금식이 필요 없습니다. 대개는 복부초음파로 과정을 확인하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시술 1~2시간 전부터는 소변을 참고 물을 마시게 됩니다. 특별한 마취 없이 가는 카테터(Catheter)에 담겨진 배아를 자궁 안으로 넣어주는 것으로 시술은 끝이 납니다.


# 배아 동결

수정된 배아 중에 이번 주기에 이식하지 않고 남은 배아들은 액체질소에 냉동 보관하게 됩니다. 이번 주기에 임신이 되지 않았을 경우, 다음 주기에 냉동보관된 배아들 중 일부를 다시 녹여 자궁 내에 배아이식을 해 주게 되는데 이를 냉동배아 이식 또는 동결배아 이식(Frozen Embryo Transfer)이라고 합니다.

신선배아 이식을 하지 않고 바로 배아를 냉동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난자채취 후에 난소과자극 증후군(OHSS, Ovarian HyperStimulation Syndrome)의 위험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에 해당합니다. 해당 증후군이 사라졌다고 판단이 되면 냉동배아 이식을 진행하는 것이죠.

동결 배아이식은 이미 수정된 배아가 있기 때문에, 난자채취 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자궁내로 배아를 이식해 주기만 하면 됩니다. 물론, 먹는 약으로 자궁내막을 키우거나 배란유도를 하는 과정이 있을 수 있지만 과배란 주사를 맞고, 난자채취를 하는 과정은 생략되므로 신선배아 이식에 비해 훨씬 편한 과정을 거칩니다.



# 동결배아 보관법

한 번 보관된 배아는 매년 일정액의 보관비를 내고 보관할 수 있으며, 최대 5년까지 보관이 가능합니다. 만약 다음에 둘째를 원할 경우에도 이 냉동 보관된 배아로 동결 배아이식을 하여 임신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아쉽지만 아직까지 배아의 냉동비용은 정부에서 보험으로 인정해 주고 있지 않습니다. 단, 냉동보관된 배아를 사용하기 위해 해동하는 비용은 보험으로 인정됩니다. 물론 부부가 더 이상 보관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언제라도 폐기를 요청하실 수 있으며 폐기가 요청된 배아는 즉시 폐기됩니다.



# 임신 확인

난자채취를 한 날로부터 2주 후에 혈액으로 임신여부를 확인하게 됩니다. 임신이 확인되었을 경우 계속 프로게스테론 질정이나 프로게스테론 주사를 사용하며, 1~2주 후에 초음파로 아기집이 자궁 안에 잘 형성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임신이 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프로게스테론 질정이나 프로게스테론 주사를 중단하고 다음 주기에 다시 난자채취를 하거나 냉동 보관된 배아가 있다면 냉동 배아 이식을 시행하게 됩니다.

과배란 유도로 시험관(체외)시술을 했다면 난자채취와 다음 난자채취 기간 사이에 최소 1달은 쉬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소 길지만 오늘은 난자채취부터 배아이식, 그리고 배아냉동까지의 과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수: 이응석 산부인과 난임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