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달후에 가이드

난임, 그것이 알고싶다

난소기능을 보완해주는 성장호르몬과 DHEA

임신이 잘 되지 않는 부부 중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원인은 무엇일까요?

남편의 정자상태가 좋지 않을 때?
커다란 자궁근종이 있을 때?
배란이 잘 되지 않는 다낭성난소 여성?
나팔관 양쪽이 모두 막혀 있을 때?


모두 나름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원인은 안타깝게도 여성이 나이가 많거나 난소 기능이 감소한 경우일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난자의 개수도 점점 줄어들고, DNA의 변형이 올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임신율은 감소하고 유산율은 증가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한 번 감소된 난소기능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태입니다. 마치 세월에 따라 나이 드는 것을 거스를 수 없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감소된 난소기능에서도 좀 더 양질의 많은 난자를 얻어내고 임신율을 올리려는 여러 가지 시도들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난이가 많거나 난소기능이 감소한 난임여성에서 임신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2가지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첫번째 방법 – 성장호르몬 주사

원래 성장호르몬 주사는 주로 키가 심각하게 작은 아동이나 청소년에서 키를 크게 하려는 목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그 외에도 여러 목적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으며, 2017년 11월 부터 체외수정을 시행하는 여성에서도 성장호르몬을 쓸 수 있도록 허가가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체외수정(시험관시술)을 진행할 때 성장호르몬을 쓸 수 있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만 40세 초과
2. 난소 예비능이 좋지 않은 과거력
3. 난소 기능검사 결과 기능저하

이 중 2개 이상을 만족할 경우에 투여할 수 있으며, 다만 아직까지 비용은 본인부담율 100%로 지급해야 합니다.

Human Reproduction Update 라는 산부인과에서 영향력 지수가 가장 높은 저널의 한 논문에 실린 연구결과에서는 난소기능이 감소한 여성에서 시험관 시술을 하는 경우에 성장호르몬을 투여하였을 경우 투여하지 않은 여성보다 약 16% 정도의 임신율 향상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또 영국 의학저널 (British Medical Journal, 2017)에 실린 한 논문에서는 시험관 시술을 한 만 40~44세 여성에게 성장호르몬을 동시에 투여하였을 경우 임신율이 13.8%, 성장호르몬을 투여하지 않았을 경우 임신율이 6.0%로 나타났다고 보고된 결과도 있습니다.



성장호르몬의 역할은 난자의 수를 증가시켜 임신율을 높이는 것보다는 난소에 작용하여 난소의 질(quailty)를 향상시켜 더 양질의 배아가 얻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장호르몬 주사, 어떻게 맞을까?




전통적으로 성장호르몬 주사는 위의 그림처럼 병에 담긴 약을 증류수와 섞어 주사기를 통해 매일 복부의 피하지방에 맞게 됩니다.


1회당 가격은 주사료를 포함하여 약 23,000원 정도입니다. 대개 배란유도를 시작하는 날로부터 배란주사를 맞는 날까지 사용하게 되므로 1주기당 10일 정도 사용하게 되지만, 시술하는 의사에 따라 사용방법과 용량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그 외 펜 형태로 되어 약을 분말과 섞을 필요가 없는 주사도 있습니다.

매일 맞는 불편함과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일주일에 1번만 맞아도 되는 주사도 있습니다.



주사 맞을 때의 통증은 조금 더 크다고 알려져 있지만 매일 맞는 것보다는 훨씬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았다고 해서 40대의 난자상태가 20대의 난자처럼 좋아지거나 하는 기적의 명약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나이가 많고, 난소기능이 감소해 체외수정을 하더라도 임신확률이 매우 낮은 여성이라면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약임에는 틀림없습니다.

DHEA(Dihydroepiandrosterone)라는 물질은 콜레스테롤로부터 시작되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합성되는 과정의 중간단계에 있는 물질로, 부족하게 되면 호르몬 합성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습니다.

이 물질은 안타깝게도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데요, 만 40~50대 여성이 20대 여성과 비교했을 때 하루 생산되는 DHEA의 양이 절반 정도로 감소하며 폐경 이후에는 70%이상 감소한다고 합니다.

특히 DHEA가 필요한 테스토스테론은 난포자극호르몬 FSH와 함께 작용하여 난포의 분열을 자극하고, 과배란 유도시 초기에 난포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임신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부분을 뒷받침해주는 논문자료도 있습니다.

2010년 유럽 생식의학회지 (ESHRE)에 실린 한 논문에서는 42세 이상의 난임 여성이 매일 75mg의 DHEA를 복용한 경우 복용하지 않았던 여성들보다 임신율이 증가했고, 꾸준히 복용하였을 때 2번째 체외수정 시에 1번째보다 난자의 질(quality)가 증가했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또한 2017년 Gynecoloical Endocrinology라는 저널에서 게재된 한 논문에서는 DHEA를 복용한 여성들의 임신율이 복용하지 않는 여성들에 비해 1.45배 증가하였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죠.

하지만 반대되는 논문결과도 존재합니다. 2014년 미국 생식의학회지 (ASRM)에 실린 한 논문에서는 DHEA를 사용한 여성이나 DHEA를 복용하지 않는 여성이나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죠.


DHEA는 40대의 난소기능을 20대처럼 좋아지게 하는 기적의 약은 아닙니다. 다만, 나이가 많고 난소기능이 감소한 여성에서 힘들이지 않고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방법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DHEA는 어떻게 복용하나요?

대개 하루에 75~100mg정도의 DHEA를 복용하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알에 25mg의 DHEA가 함유된 경우 하루 3알을 복용하면 되는 것이죠.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약은 아니므로 마트 또는 해외직구 등을 통해 구입해서 쉽게 복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DHEA를 복용하기 시작할 때부터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대개 3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난소 안의 난포가 성숙하여 배란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90일 정도이기 때문이죠. 복용한 DHEA가 초기상태의 난포에 작용하여 효과를 볼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3개월 정도라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보통 시술 3개월 전부터 복용하라고 권유하고 있지만, DHEA 복용 때문에 일부러 계획된 임신시도나 시술을 늦추거나 할 필요는 없습니다. 3개월 동안에도 난소의 기능은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DHEA를 복용하였을 때 부작용은 없나요?

DHEA는 여성의 몸에도 낮은 농도로 존대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합성에 필요한 물질입니다. 따라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인 여드름이나 다모증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대개 혈중 DHEA의 농도가 80ng/dL를 넘지 않는 경우에는 부작용의 확률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수: 이응석 산부인과 난임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