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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그것이 알고싶다

남성 난임, 어떻게 극복할까? ICSI와 IMSI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난임으로 진단을 받은 사람은 2017년 22만4,040명에서 2018년 24만1,892명까지 증가했는데요, 전체 난임의 원인 중 35~40%가 남성에게 있을 만큼 남성의 난임 치료도 중요해졌습니다.

남성의 정자상태가 좋지 않다면 수정이 될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난임 의사들은 오랜 기간동안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를 해 왔습니다. 오늘은 남성난임의 극복을 위해 많이 사용하는 두 가지 수정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난자 세포질내 정자주입술 (ICSI, 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
2) 정자형태선별 난자 세포질내 정자주입술 (IMSI, Intracytoplasmic Morphollogically selected Sperm Injection)


일단 이름부터 어렵게 다가오는데요, 정확한 의학용어는 아니지만 1) ICSI는 ‘미세수정’ 2) IMSI는 ‘고배율 미세수정’이라는 단어로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실 의사들 사이에서는 저 약자를 그냥 발음해 익시(ICSI), 임시(IMSI)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1) ICSI ‘미세수정’

먼저 채취한 난자를 처리한 후 아래의 영상처럼 난자의 세포질 내에 미세한 관을 이용하여 정자 하나를 골라 직접 찔러 넣어서 수정을 시킵니다.

이 기술은 아주 소량의 정자만 존재하더라도 수정을 시킬 수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정자의 상태가 좋지 않는 남성의 문제를 대부분 해결하고 있습니다.

임상적으로 이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조건은 다음과 같은데요,


1) 운동성 있는 정자가 100만개 미만인 경우
2) 운동성 있는 정자가 500만개 미만이면서 정상적인 형태의 정자가 전체의 4% 미만인 경우
3) 운동성 있는 정자가 1,000만개 미만이면서 첫번째 체외수정에서 수정이 되지 않았거나 수정률이 낮았던 경우
4) 운동성 있는 정자가 1,000만개 이상이지만 이전 두번의 체외수정에서 수정이 되지 않았거나 수정률이 낮았던 경우
5) 고환이나 부고환에서 정자를 채취해서 사용하는 경우

(출처: 'Gardner's Textbook of Assisted Reproductive Techniques' 5판)

물론 교과서적인 기준과 보험적용 기준은 비슷한 점도 있으나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10월부터 체외수정이 보험적용이 되었기 때문에 정부에서 지정한 보험인정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가. 희소정자증, 무력정자증, 기형정자증, 희소무력정자, 희소무운동성기형정자증 등과 같은 심각한 남성인자로 인한 난임인 경우
나. 항 정자 항체가 존재하는 경우
다. 척수손상 환자, 사정장애가 있는 환자, 역방향 사정 환자의 경우
라. 폐쇄성무정자증인 경우
마. 성숙정지에 기인한 고환부전, 부분 생식세포 무형성증의 경우
바. 동결보존된 정자나 난자를 이용하는 경우
사. 유전질환에 대한 착상 전 유전진단이 필요한 경우
아. 중증의 자궁내막증, 난소기능저하가 있는 경우
자. 미성숙 난자를 수정시키는 경우
차. 이전 일반 체외수정 실시 후 수정 실패한 경우
카. 이전 일반 체외수정 실시 후 수정 실패하였거나 배발생률이 낮았던 경우
타. 이전 체외수정 시술 후 2회 이상의 반복 임신 실패력이 있는 경우


사실 난임부부 입장에서는 저런 기준을 알 필요는 없고, 정자소견이 좋지 않은 남성에서 ICSI라는 방법을 쓸 수 있다 정도로만 알면 됩니다.


2) IMSI ‘고배율 미세수정’

"어떻게 가장 좋은 정자를 골라 난자내로 넣어줄 것인가?"

자연임신이나 인공수정, 그리고 일반적인 체외수정에서도 어떤 정자가 난자와 수정될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고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장 먼저 난자에 도달하여 난자의 투명대를 뚫고 들어가는 정자가 난자와 수정되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자연선택인 셈이죠.

하지만 ICSI를 하게 되면서 난자와 수정시킬 정자를 골라내야 하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각 정자마다 가진 유전정보가 다르거니와 각 정자가 수정될 수 있는 능력도 다르기 때문에, 골라주는 정자에 따라 임신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ICSI에 선택할 정자를 골라내기 위해서 연구원들은 swim-up이나 DGC (Density Gradient Centrifugation) 라는 방법을 사용했었고, 이 중에서 가장 운동성이 좋고, 정상적인 모양을 가진 정자를 선택해 왔습니다.

하지만 대개 200배 ~ 400배 배율의 현미경 하에서 이루어지는 이 방법으로는 정자의 구조적 이상을 정확히 진단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ICSI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난임 의사들과 연구자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왔으며,
그 중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고배율 실시간 현미경 (High-Magnification Real-time Microscopy)를 사용하여 정자를 선별해 내는 IMSI 라는 방법입니다.

기존의 400배 현미경 하에서 이루어지던 ICSI와 달리 6,000배 이상의 고배율 현미경으로 정자를선별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게 정자의 구조적 이상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럼 무조건 ICSI보다 IMSI를 하면 되는 걸까?

IMSI를 이용하여 선별하였을 경우 기존의 전통적인 ICSI에 비해 정자의 DNA 이상이나 염색체의 이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들이 나왔으며 (IMSI로 정상적인 형태의 정자를 골라낸 결과 DNA 이상이나 염색체의 이상이 줄어듦) 임신율 및 출생율이 더 높아졌고, 특히 37세 이상의 여성에서는 IMSI로 이득을 볼 수 있다고도 알려져 있긴 합니다.

다만, 최근 대규모의 연구에서 ICSI와 비교하였을 때 첫 체외수정부터 ICSI 대신 IMSI를 한다고 해도 임신율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도 나왔지만, 이전에 ICSI로도 임신에 실패하였거나 심한 기형정자(Teratozoospermia), DNA의 이상이 있는 정자에서 IMSI가 효과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IMSI 보험 인정 기준

2017년 10월 난임시술이 보험으로 변경된 후, 정부에서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IMSI를 시행하는 것에 대해 보험으로 인정해 주고 있습니다.

1) 이전 체외수정 시술 후 자연 유산을 2회 이상 경험한 경우

2) 이전 체외수정 시술에서 ICSI를 시행했으나 반복 임신 실패나 2회 이상의 화학적 임신을 경험한 경우

3) 이전 체외수정 시술에서 ICSI로도 40% 이하의 낮은 수정률을 보인 경우

4) 이전 체외수정 시술에서 포배기 배발달률이 낮은 경우

5) 이전 체외수정 시술에서 모든 난자의 수정 실패가 있었던 경우

6) 심한 기형정자증이 있는 경우(정상정자의 비율 1% 이하)

7) 수술적으로 채취 후 동결한 정자를 해동하여 세포질내 정자주입술을 시행하는 경우


간단히 요약하면

1. ICSI(미세수정)라는 방법을 통해 정자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남성원인의 난임도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현재까지도 이를 통해 많은 임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2. ICSI는 여성의 난자 내에 남성의 정자 하나를 직접 선별하여 주입함으로써, 수정을 시키는 방법이다.

3. ICSI에 사용될 정자를 선택하기 위해 많은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그 중 IMSI (고배율 미세수정)는 6,000배 이상의 고배율 현미경으로 정상적인 모양의 정자를 선별함으로써 일부 여성들에서 착상율 및 임신율을 높이고, 유산율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감수: 이응석 산부인과 난임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