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달후에 가이드

난임, 그것이 알고싶다

남성난임, 검사와 결과 해석

난임의 원인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경우가 여성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전체 난임의 35~40%가 남성에게 있습니다. 생각보다 높은 비율이죠. 일부 발기부전과 같은 케이스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정자에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정자 상태를 알아보자, 정액검사

1년 이상 부부관계를 했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거나, 1년이 되지 않았더라도 미리 자신의 정자상태를 알아보고 싶다면 난임 병원에서 정액검사를 받게 되는데요,


기본적으로 검사 2~5일 전부터 술, 담배, 부부관계, 사우나 등을 중단하고 검사를 받아야 보다 정확한 검사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금욕기간이 너무 짧아도, 너무 길어도 사정 시 배출되는 정자의 상태가 좋지 않으므로 적절한 금욕기간을 지켜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결과는 정확한 수치로서 표현되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2010년에 국제적으로 정한 제 5차 기준에 따라 결과를 해석합니다. 즉, 정액검사 결과는 국제적으로 공통된 기준을 따르게 됩니다.



병원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항목은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인데요,

예를 들어 정액검사시 정액량이 1.5cc 이상이고, 1mL당 정자수가 1,500만개 이상이며 전체정자수가 3,900만개 이상, 전체 정자 중 운동성이 있는 정자가 40% 이상, 정상적인 형태를 지닌 정자가 전체에서 4% 이상은 되어야 정액검사가 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기준치는 알겠는데 평균치는 뭘까요? 평균이 기준 아닌가요?

이 부분은 설명이 좀 필요한데요,

세계보건기구에서 2010년 5차 정액검사의 기준치를 정할 때 이 연구에 참여했던 남성들은 부부관계 1년 내에 임신이 가능했던 남성들이었고, 그 남성들의 정액검사 결과 중 하위 5%를 기준으로 정했습니다.


따라서, 평균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지만, 하위 5%에 해당되었던 기준치만 되더라도 임신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정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정액검사 결과가 기준치에 조금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임신이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순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임신확률이 조금 떨어질 수는 있는 것이죠.

정액검사 결과,

1) 조금 안 좋게 나온 경우

정액검사에서 정자의 수나 운동성이 기준에 조금 미치지 못할 경우, 아직 상대 여성의 나이가 많지 않고 임신시도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다면 의사와 상의하여 조금 더 자연임신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의 나이가 많고, 임신시도 기간이 1년이 넘도록 임신이 되지 않았다면 인공수정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매우 안 좋게 나온 경우

정자수가 매우 적거나, 운동성의 매우 떨어지거나, 정상적인 형태의 정자가 거의 없는 경우 등 심한 정액검사 결과의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인공수정으로도 임신의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체외수정(시험관 시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경우 시험관 시술 시 난자채취를 통해 얻어진 여성의 난자에 정자를 직접 찔러 넣어 주는 세포내정자주입술(ICSI, 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을 통해 수정을 시킬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형태선별 세포내정자주입술 (IMSI, Intracytoplasmic Morphologically-selected Sperm Injection)이라고, 기존보다 훨씬 더 고배율의 현미경을 이용해 형태가 정상인 정자를 선별하여 난자 내에 주입하는 기술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3) 무정자증인 경우

무정자증은 정액에 정자가 없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원인은 세가지로 구분됩니다.


‘고환에서 정자를 만들지 못해요’ (전체 무정자증의 50%)

전체 무정자증의 약 50%에 해당되며 고환에서 정자를 형성할 능력이 없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 후에 고환의 조직이 파괴되어 정자를 만들지 못하거나, 고환의 심한 염증이 있어서 또는 나이가 너무 많아 고환부전에 빠졌거나 클라인펠터 증후군 등 염색체에 이상이 있는 것과 같이 많은 원인이 있습니다. 가끔 고환에서 수술적으로 정자가 채취되는 케이스도 있긴 하지만 아예 정자가 형성되지 않는 경우에는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습니다.

‘정자는 있는데 배출이 안되요’ (전체 무정자증의 40%)

고환에서 정자가 제대로 생성되었지만 사정관에서 요도를 통해 정자가 배출되지 못해 정액에서 정자가 검출되지 않는 경우 폐쇄성 무정자증(Obstructive Azoospermia)라고도 하며, 전체 무정자증의 약 40%에 해당됩니다.

이 경우에는 고환이나 부고환에서 정자를 직접 추출하여 정자를 얻어냅니다. 단순히 가는 바늘로 고환이나 부고환을 찔러 정자를 추출하는 방법(PESA, MESA, TESA)도 있고, 고환피부를 직접 절개하고 고환내에 있는 정자를 직접 추출하는 방법(TESE)도 있습니다. 이렇게 얻어낸 정자는 체외수정 시에 앞에서 말한 세포내정자주입술 (ICSI) 라는 방법을 통해 여성의 난자에 찔러 넣어 수정을 시킵니다.


‘호르몬 문제로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아요’ (전체 무정자증의 10~15%)

정자가 형성되고 배출되기 위해서는 대뇌 밑에 있는 뇌하수체에서 성선자극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배출되고 이 성선자극호르몬이 고환에 작용해 정자를 생성한 다음, 사정관과 요도를 거쳐 배출되는데요. 고환을 자극할 성선자극호르몬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정자형성이 되지 않는 질환(저성선자극호르몬성 성선기능부전)이 있는 경우 무정자증으로 분류됩니다. 전체 무정자증의 약 10~15% 정도 해당됩니다.

이 경우, 여성의 배란유도 주사와 동일한 배란유도 주사를 맞아 성선자극호르몬을 배출시켜 정자형성이 될 수 있게 합니다.


갑자기 궁금해요! 정액검사는 보험이 되나요?

결혼한 지 1년이 지났거나, 결혼기간이 1년이 되지 않더라도 실제로 부부관계를 한 기간이 1년 이상인 부부의 경우에 보험(급여) 적용이 가능합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정액검사는 적절한 기간의 금욕 후에 시행하며, 2010년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에 따라 검사한다.

2. 정액검사에서 이상이 있다고 하여 반드시 임신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나, 임신확률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상태에 따라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시험관 시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3. 무정자증이라 하더라고 반드시 임신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임신의 가능성이 있다.





감수: 이응석 산부인과 난임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