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관에 이상이 있는 경우, 원인과 치료
나팔관은 어딘지 먼저 알려드릴게요. 바로 아래의 부분을 말하는데요,
여기서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이 이뤄집니다. 만남의 통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만약 나팔관이 막혀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정자와 난자가 서로 만날 수 없기 때문에 임신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이죠.
양측 나팔관이 모두 막혀 있는 경우에는 자연임신이나 인공수정을 통한 임신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체외수정 (시험관 시술)을 통해 임신을 시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쪽 나팔관만 막혀 있을 경우에는 자연임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막혀 있는 쪽의 난소에서 배란될 경우에는 반대쪽 나팔관으로 이동하여 정자와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적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임신확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팔관이 막혀 있는지 알아보는 검사로는 나팔관 조영술과 나팔관 조영 초음파가 있는데요,
우선 나팔관 조영술은 자궁입구로 조영제를 주입하면서 양측 나팔관을 통해 조영제가 흘러나오는 과정을 X-ray로 촬영하는 방법입니다.
대개 생리 6~11일에 시행하며, 조영제를 사용하므로 시술 전 6~8시간 전부터 금식을 해야 합니다.
나팔관 조영 초음파는 자궁입구로 Air bubble을 만들어 내는 액체를 주입하여 Air bubble이 나팔관을 통과하는 모습을 초음파로 촬영하는 방법입니다.
치료는 어떻게 할까?
나팔관 한 쪽이 막혀 있는지, 양쪽이 모두 막혀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단 양쪽 나팔관이 모두 막혀 있는 경우에는 체외수정 (시험관 시술)을 통해서만 임신이 가능한데요,
정자와 난자가 만날 수 있는 통로가 아예 막혀 있기 때문에 자연임신이나 인공수정을 통해서는 임신이 불가능합니다.
한 쪽 나팔관만 막혀 있는 경우에는 자연 임신이나 인공 수정으로 임신이 가능하긴 한데, 양쪽이 모두 뚫려 있는 경우에 비해 임신 확률이 감소합니다.
나팔관이 뚫려 있는 쪽의 난소에서 배란이 일어날 경우 별 문제가 없지만,
나팔관이 막혀 있는 쪽의 난소에서 배란이 일어날 경우 배란된 난자는 반대쪽 나팔관을 통해 자궁내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 경우 뚫려 있는 쪽의 나팔관으로 들어갈 때보다 그 확률이 매우 감소합니다.
오른쪽에서 배란이 일어날 지, 왼쪽에서 배란이 일어날 지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다른 난임의 원인이 없다면 처음부터 체외수정을 시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배란유도나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을 시도해 보고 잘 되지 않으면 체외수정을 시도해 봐도 됩니다.
조금 어려운 케이스는 단순히 나팔관이 막힌 것이 아니라 난관수종 (Hydrosalpinx)이라는 나팔관에 생긴 물혹 때문에 나팔관이 막힌 경우인데요,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난관수종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물질들로 인해(인터루킨, TNF-a 등) 배아에 독성을 가지게 되고, 자궁내막에 착상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다른 원인 때문에 나팔관이 막혀 있는 것보다 더 임신율이 감소합니다.
따라서 수술로 난관수종을 제거하고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임신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수술은 전신마취를 동반하며 수술로 인해 복강내에 또 다른 유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감수: 이응석 산부인과 난임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