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달후에 가이드

난임, 그것이 알고싶다

배란이 잘 안되는 경우, 원인과 치료

난임으로 진료받는 환자 중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원인은
바로 배란 자체가 안 되는
‘배란장애’ 인데요,
그만큼 가장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배란은 임신의 필수과정

난소에 있는 난포에서 난자가 배출되는 것을 배란이라고 하며 일단 배란이 되어야 난자가 자궁 내로 들어온 정자와 만나 수정이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대부분 21~35일 사이의 규칙적인 생리주기를 가진 여성이라면 배란도 규칙적으로 일어나지만 (물론 규칙적인 생리주기를 가진 여성에서도 가끔씩 배란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생리주기가 불규칙하다면 거의 대부분 배란장애를 동반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러한
배란장애의 원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다낭성난소증후군 (PCOS, Polycystic Ovary Syndrome) 입니다. 그 외에 거식증 환자, 과도한 스트레스, 운동선수 등에서는 뇌하수체에서 난포자극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배란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의 원인으로 배란이 불규칙한 경우에는 매 주기마다 배란이 정상적으로 일어날 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배란이 되지 않는 주기에는 배란이 일어날 때까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할 수 있으며 배란이 된다 하더라도 그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문제가 있죠.

따라서 배란장애가 있는 여성이라면 이러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매 생리주기마다 배란유도를 통한 임신을 시도할 수 있어요. 



배란유도는 어떻게 할까? 

배란유도란 인위적으로 난소 내에 존재하는 난포를 자라게 하고, 결과적으로 난포가 터지면서 난포 내에 존재하던 성숙한 난자가 배출될 수 있게 도와주는 과정을 말합니다.

아래와 같이 배란이 일어나면 배란된 난자는 나팔관 내로 들어가 정자와 만나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정상적인 여성은 배란의 과정이 매 주기마다 자연적으로 일어나게 되지만 다낭성난소 증후군 등 배란장애가 있는 여성에서는 배란이 불규칙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배란유도를 통해 인위적으로 배란이 일어나게 하게 할 수 있습니다.


1) 간편한 먹는 배란유도제

경구용 배란유도제는 크게 클로미펜(Clomiphene)과 페마라(Femara)라는 두 가지 약이 있습니다.
클로미펜은 1960년대부터 배란 유도 목적으로 오랫동안 쓰여왔던 약으로 오랜 기간 동안 효능이 검증되었고 가격이 싸서 지금도 배란유도에 가장 기본적으로 쓰이는 약입니다.

생리 2~5일째부터 복용을 시작해서 하루 1~2정씩 5일간 복용하게 되며, 최대 하루 5정까지 복용할 수 있긴 하지만 대개 하루 3정을 넘겨서 복용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클로미펜 1일 1정을 5일간 복용하였을 경우 약 70~80%의 배란장애 환자들에서 배란유도가 일어나게 됩니다.

클로미펜을 복용하는 환자들에서 일시적으로 자궁내막이 얇아지거나, 배란점액이 건조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하나 일시적인 부작용으로 지속되는 것은 아니며, 다음 주기에는 다시 회복됩니다.

페마라는 원래 유방암의 치료제로 쓰이던 약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억제하게 되는데, 이 경우 우리의 뇌에서는 에스트로겐이 부족하다고 착각하여 에스트로겐의 형성을 자극하는 난포자극호르몬 (FSH)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그 결과로서 난포의 성장이 유도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페마라는 클로미펜 복용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궁내막이 얇아지거나, 배란점액이 건조해지는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이전에는 페마라가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사용하기에 부담이 있었지만, 2017년 10월부터 배란유도 목적으로 승인되어 보험적용이 되었기 때문에 지금은 큰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주사용 배란유도제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난포자극호르몬을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난포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 (LH, Luteinizing Hormone)을 1:1 또는 2:1의 비율로 합성해 만든 주사제입니다.

예전에는 폐경된 여성의 소변에서 이러한 호르몬을 추출해 만들어 내어 hMG (Human Menopausal Gonadotropin)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최근에는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만들어진 rFSH (Recombinant  FSH)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사제는 경구용 배란유도제에 반응이 없을 경우 사용할 수 있으며, 이후에 반응에 따라 다음 주기에는 처음부터 경구용 배란유도제와 같이 사용하거나, 주사제 단독으로도 배란유도를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매일 또는 이틀 간격으로 복부의 피하지방에 주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통증과 불편함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거식증 환자, 과도한 스트레스, 운동선수 등 뇌하수체에서 난포자극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배란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경구용 배란 유도제로는 효과가 없고, 반드시 주사제를 사용하여야 합니다.

배란장애가 있는 여성에서 배란유도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에 사용할 경우 일부 약제를 제외하고는 모두 보험이 적용됩니다.


이러한 경구용 배란유도제나 주사용 배란유도제를 사용하면 거의 대부분의 여성에서 배란이 일어나게 되므로, 배란장애는 배란유도제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감수: 이응석 산부인과 난임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