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D, 꼭 먹어야 할까?
미세먼지나 각종 바이러스로 야외 활동이 제한되는 요즘,
햇빛을 받지 못해 비타민D가 결핍되기 쉬운데요,
비타민D는 정말 필요한 것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그 이유는 정확히 무엇인지 낭설이 아닌 의학적인 근거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뼈 건강에 깊게 관여하는 비타민D
비타민D는 원래 뼈의 대사에 필수적인 성분으로, 피부에서 합성되거나 음식으로 섭취되어 간과 신장을 거쳐 활성화된 비타민D로 전환됩니다.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이 잘 흡수되도록 해주고 뼈를 구성하는 성분이 되며 근육의 기능에도 관여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비타민 D가 부족하거나 결핍이 되면 칼슘 흡수율이 낮아져 튼튼한 뼈로 발달하는 무기화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골밀도가 감소하고 골절의 위험 및 뼈와 관련된 여러 질환들이 자연스레 증가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소아에서는 다리뼈와 척추가 휘는 구루병(Ricket), 성인은 뼈가 연해지고 가늘어지는 골연화증(Osteomalacia), 그리고 골다공증 (Osteoporosis)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질환들은 삶의 질에 매우 큰 영향을 줍니다.
음식으로 10%, 햇빛으로 90%
대부분의 영양소는 보통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얻어지는데 반해 비타민 D는 좀 특이해서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는 양은 하루에 필요로 하는 비타민 D의 요구량의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물론 음식으로도 100% 섭취가 가능은 하지만 그 양이 불가능에 가깝죠. 하루에 계란 30~40개를 먹거나 연어 한 마리를 오롯이 먹어야 합니다.
나머지 90%의 비타민D는 햇빛을 통해 얻어지는데요, 그 과정은 복잡하지만 간단히 설명하자면 햇빛을 쬐게 되면 자외선에 의해 비타민D가 피부에서 합성이 됩니다.
이때 합성된 비타민D는 간과 신장을 거치면서 우리 몸에서 제대로 기능을 하는 비타민D로 바뀌게 되는 것이죠.
자외선을 쬐면 비타민 D 합성은 잘 됩니다. 하루에 30분 정도만 쬐어도 체내에 필요한 요구량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외선을 쬐면 피부노화, 피부암 등 다른 문제의 위험도가 증가합니다.
피부과 학회에서는 선크림을 바르지 않고 자외선을 직접 쬐는 것을 권하고 있지 않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햇빛과 친하지 않다는 것!
가뜩이나 야외활동이 부족한데 환경적인 이슈로 더욱 햇빛을 직접 쐬기 어려워졌습니다. 혹시 유리를 통해 실내로 들어오는 햇빛으로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외선은 UVA인데 비타민 합성에 필요한 자외선은 UVB이기 때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야외활동이 적다고 판단된다면 90%에 해당하는 나머지 비타민 D는 농축된 제품을 먹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점이죠.
비타민D 수치의 기준은 아래와 같은데요, 비타민 D 농도가 30 이상이면 정상이며 21~29 사이를 부족한 상태, 20 이하면 결핍된 상태로 평가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상태는 어떨까?
현대인들은 대부분 비타민 D가 부족하거나 결핍된 상태입니다. 2013년 최한석 교수 등이 발표한 우리 나라의 비타민 D 상태를 보면 부족이나 결핍 상태인 사람이 남성의 86.8%, 여성의 93.3%이며, 특히 결핍인 사람이 남성의 47.3%, 여성의 64.5%에 달한다고 합니다. 즉, 전체 인구의 10%만이 비타민 D 농도가 정상인 셈입니다.
비타민 D 결핍이 있을 경우 치료는 간단합니다.
바로 비타민D를 보충해 주는 것으로, 먹는 제품과 근육주사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치료방법은 1주에 50,000IU 용량의 비타민 D를 8주간 먹거나 또는 주사로 맞고, 이후 유지용량으로 하루 1,500~2,000IU의 비타민 D를 복용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치료목표는 정상범위인 30 이상을 목표로 합니다.
임산부의 경우에는 결핍시 1주에 20,000IU 용량의 비타민 D를 4~6주간 경구로 복용하고, 이후 유지용량으로 하루 600IU의 비타민 D를 복용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주사제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매일매일 잘 챙겨 먹을 수 있다면 먹는 비타민 D로 치료해도 되고, 매일매일 잘 챙겨 먹지 못한다면 분들은 주사제로 치료해도 됩니다.
예를 들어 많이 사용되는 비타민 D 주사 하나에는 200,000IU의 비타민 D가 들어있으므로 4주치의 치료용량이 주사 한 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치료 후에도 유지용량을 복용하여야 합니다. 단, 치료 직후에 바로 비타민 D 농도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므로 치료가 끝나고 적어도 3달 후에 피검사를 통해 비타민 D 농도를 재측정해야 합니다.
결핍이 아닌 사람들도 비타민 D를 먹어야 할까요?
비타민 D 결핍이 아니라 하더라도 꾸준히 비타민 D를 복용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특히 폐경이 된 여성이나 나이가 많은 분들은 골다공증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칼슘과 함께 비타민 D의 복용이 필수적입니다.
단위가 어려워요!
여기서 잠깐 단위가 매우 혼동되는데, IU는 International Unit 이라는 단위로 비타민 D 40IU = 비타민 D 1ug (=0.001mg)에 해당하는 단위입니다.
만약 복용하는 상품에 비타민 D의 용량이 10ug (또는 0.01mg)이라고 적혀있다면 400IU의 비타민 D에 해당하는 용량입니다.
비타민D 1ug (0.001mg) = 비타민 D 40IU
비타민 D 농도가 너무 높은 제품도 괜찮나요?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100~150ng/mL 이상으로 증가하면 비타민 D 독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칼슘의 농도가 높아지며 신장과 심장에 독성을 나타낼 수 있고, 요관결석, 육아조직성 , 췌장암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물론 이 정도 농도가 되기 위해서는 거의 매일 50,000IU의 비타민 D를 수 주 이상 복용해야 하는 수치이므로 일반적인 용량을 복용하시는 경우라면 거의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비타민 D는 우리 몸에 여러가지 기능을 하지만 뼈의 골밀도를 유지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비타민 D의 90%는 자외선에 의해 피부에서 합성이 되어 간과 신장을 거쳐 활성화된다. 음식으로 얻을 수 있는 비타민 D는 요구량의 1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3. 혈액의 비타민 D 농도가 30 이상이면 정상, 21~29는 부족, 20이하이면 결핍이라 하며 90%의 사람들이 부족과 결핍 상태이다. 비타민 D 결핍은 치료가 필요하다.
4. 자외선을 쬐면 비타민 D 합성이 되지만, 피부암 등 다른 문제를 일으키므로 권장하지 않으며 비타민 D를 따로 복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별다른 이상이 없어도 나이대별로 하루에 적어도 400~800IU (10~20ug)의 비타민 D를 따로 복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감수: 이응석 산부인과 난임 전문의